행복해 진다는 것

헤르만헤세

 

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.

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,

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.

 

그런데도 그 온갖 도덕,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

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네.

 

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.

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누구나 행복에 이르지.

 

스스로 행복하고 마음 속에 조화를 찾는 한,

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한,

사랑은 유일한 가르침, 세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단 하나의 교훈이지.

 

예수도, 부처도, 공자도 그렇게 가르쳤다네.

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곳

그의 영혼, 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라네.

 

보리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 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

사랑하는 능력이 살아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

언제나 좋은 세상, 옳은 세상이었다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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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실 앞에 왜 두려워야 하는가


 

살 수도 있었을 아이의 얼굴이 아직 머릿속에 선명한데
물 속에서 소리쳤을 아이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맴도는데
1년이 지나도 죽음의 원인은 알 수가 없다 
또 다시 봄은 왔지만 내 꽃은 없다
따라붙은 경찰이 울리는 무전기 소리에
왜 내 마음이 움츠려들어야 하는가
진실을 알기 위한 발걸음이 왜 두려워야 하는가
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그림 최호철>

 

창작의 생산방식

 

공장에서 찍어내는 것보다 수제가 더 좋다


손 끝의 마음과 정성이 묻어나는 감성이 그리워서다


광고와 브랜드는 감성을 입었지


마음과 정성이 묻어나지 않는다


수제는 공유될 수 없는 걸까

 


 

 

 

 

허물어진 모래성

 

정수현

 

고운 모래를 모아 모래성을 쌓는다


자꾸만 쌓고 쌓아도 계속 허물어진다

 

왜 허물어지는지 모르겠지만


두 손은 모래성이 보고싶어 맘이 급하다


급한 마음에 두 손은 자꾸 상처가 난다

 

모래가 하는 말이 아직 들리지 않나보다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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